언론보도

  • home
  • 알림
  • 언론보도

[천지일보] '모자부터 바구니까지' 종이의 무한 변신 엿보다

  • space*c

[천지일보] '모자부터 바구니까지' 종이의 무한 변신 엿보다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일상의 재료, 종이’展
60여점의 종이 관련 유물 공개
고려 시대 제지기술도 알 수 있어


코리아나 화장박물관(관장 유상옥·유승희)의 ‘일상의 재료, 종이’전(展) 모습. 2017.11.27 ⓒ천지일보(뉴스천지)

코리아나 화장박물관(관장 유상옥·유승희)의 ‘일상의 재료, 종이’전(展) 모습. 2017.11.27 ⓒ천지일보(뉴스천지)

일상에서 쓰이는 종이의 활용도는 어느 정도일까. 이와 관련 종이를 이용해 생활용품을 만든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코리아나 화장박물관(관장 유상옥·유승희)의 ‘일상의 재료, 종이’전(展)에는 일상에서 자주 마주치거나 쓰임이 많은 친숙한 재료인 종이로 만든 다양한 유물이 공개됐다. 이는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스물한 번째 소장품 기획전이다.

전시에 대해 이지선 학예사는 “일반 관람객이 오면 ‘종이로 만든 게 어떤 거예요?’라고 되물을 정도로 종이를 활용한 유물을 사람들이 잘 모른다”며 “종이가 우리 생활 속에서 깊숙이 자리잡은 것을 알리기 위해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종이로 만든 팔각함. 2017.11.27 ⓒ천지일보(뉴스천지)

종이로 만든 팔각함. 2017.11.27 ⓒ천지일보(뉴스천지)


전시는 일상생활에서 매 순간 만나는 다양한 종이의 활용을 보여주는 유물들로 구성됐다.

기름을 먹인 유지(油紙)로 만든 모자, 색색의 종이로 꾸민 상자와 실첩, 지승으로 만든 표주박, 독, 바구니 그리고 산수화가 그려진 부채 등 약 60여점의 종이 관련 유물이 공개됐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지승(紙繩, 끈)으로 만든 유물이다. 지승공예란 조선시대 때 성행하던 것으로 노엮개ㆍ지노라 불리며, 과거 버려지는 종이를 이용해 그릇 등을 만들어 쓰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조선 왕실에서는 실록을 위해 남겼던 사초(史草)를 실록 완성 후 물에 씻어 재활용했으며, 일반 가정에서는 떼어낸 문풍지나 낡은 서책 등을 꼬아서 만든 종이끈으로 일상용품을 만들어 썼다.

이 학예사는 “지승공예는 파지를 사용해서 만든다. 글씨가 적힌 종이를 활용할 때도 있기에 중간 중간에 꺼뭇한 글씨가 다 묻어 있다”고 말했다.


전시된 지승바구니 2017.11.27 ⓒ천지일보(뉴스천지)

전시된 지승바구니 2017.11.27 ⓒ천지일보(뉴스천지)



종이로 만들다보니, 무게는 일반 나무나 금속보다 훨씬 가벼웠다. 덕분에 지승으로 만든 바구니에 곡식 등을 넣어도 어린 아이나 노약자가 쉽게 들 수 있었다.

또 바구니는 종이에 대ㆍ싸리ㆍ칡덩굴 따위를 섞어서 만들기도 하고, 옻칠을 해 방수 기능을 높였다.

지승공예는 여러 형태로 다시 만들어 사용도 가능했다. 이 학예사는 “일상의 재료로서 종이는 다른 재료와 비교해 특별한 기술 없이도 약간의 변형과 가공을 더 하면, 누구든지 원하는 것을 만들 수도 있는 장점이 있다”며 “종이를 다시 물에 풀어 새로운 형태로 만들어 사용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전시에서는 고려 시대 우리나라의 제지기술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유물도 공개됐다. 화장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보물 제1412호 ‘감지 금니 대방광불화엄경(고려 1334)’과 제1665호 ‘상지 은니 대방광불화엄경(고려 14c)’다.


보물 제1412호 감지 금니 대방광불화엄경 2017.11.27 ⓒ천지일보(뉴스천지)

보물 제1412호 감지 금니 대방광불화엄경 2017.11.27 ⓒ천지일보(뉴스천지)



‘감지 금니 대방광불화엄경’은 부처와 중생이 둘이 아니라 하나임을 기본사상으로 하는 화엄종의 근본경전이다. 쪽 등으로 염색한 감람색 종이 위에 금니(金泥:금가루)로 불경을 필사한 사경(寫經:불교경전을 베껴 쓰는 일)이다. 두루마리의 시작부분에는 발원자, 목적, 제작시기를 밝히는 발원문과 정교하게 묘사된 변상도가 첨부돼 있다.


‘상지 은니 대방광불화엄경’은 고려 후기인 14세기 중기에 도토리나무를 이용해 염색한 닥종이인 상지에 은니(銀泥: 은가루)로 화엄경을 필사한 것이다. 상지에 은니로 쓴 사경은 국내에 모두 10여점이 전존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전시는 2018년 5월 26일까지 열린다.



2017.11.27.

천지일보 장수경 기자 



기사원문보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