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풍경 山水/風景
2026. 9. 10. – 11. 27.

《산수/풍경 山水/風景》은 코리아나미술관이 소장한 산수화와 풍경 회화를 한자리에 선보이는 소장품 기획전이다. 조선 후기 남종화의 계보부터 근현대 회화에 이르기까지, 작가가 자연을 바라보고 화면에 옮겨 온 다양한 태도와 표현의 변화를 살펴본다.
동아시아 회화에서 ‘산수’는 눈앞의 자연을 그대로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연에 대한 화가의 정신과 뜻을 담아내는 형식이었다. 산과 물은 인간과 분리된 대상이 아니라 인간과 더불어 끊임없이 변화하고 감응하는 존재로 여겨졌다. 화가는 산수를 그리며 자연을 관조하고, 그 안에 자신의 이상과 사유를 펼쳐 보였다. 반면 ‘풍경’은 특정한 위치에 선 관찰자가 눈앞의 세계를 하나의 장면으로 선택하고 구성한다는 근대적 시각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사람들은 자연을 그리며 그 안에 자신의 마음과 이상을 담고, 그림을 감상하며 실제로 가보지 않은 자연을 마음속으로 경험해 왔다. 동아시아에서는 이러한 감상 방식을 ‘와유(臥遊)’, 곧 몸은 머물러 있어도 그림 속 산수를 마음으로 거니는 감상 방식으로 설명했다. 산수와 풍경은 자연을 바라보는 동시에 인간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매개였다.
한국 근현대 회화에서 산수와 풍경은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대체하는 단절된 개념이 아니었다. 전통적인 필묵과 관념적 자연관에 실제 경관에 대한 관찰과 사생, 서구적 원근법과 색채, 작가 개인의 기억과 감각이 더해지고 교차하면서 자연을 표현하는 방식은 끊임없이 변화했다. 전시 제목의 ‘/’는 하나로 합쳐지지 않는 두 개념을 잇는 동시에 그 사이를 열어두는 기호이다. 이번 전시는 바로 그 사이에서 형성되고 확장된 자연에 대한 시선을 조명하고, 전통과 근대, 관념과 실경을 단절된 범주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교차하며 변화해 온 시각의 흐름으로 바라본다.
1부 ‘자연을 마주하다’에서는 전통 산수가 실제 경관에 대한 관찰과 사생을 통해 구체적인 풍경의 감각을 품어 가는 과정을 살펴본다. 안중식에서 노수현·이상범·변관식 등으로 이어지는 작품에는 전통적인 필묵 위에 화가의 시선과 경험이 더해지며 변화한 산수는 구체적인 풍경의 감각을 품게 되었다.
2부 ‘작가의 시선이 풍경을 바꾸다’에서는 1910년대 이후 유화와 서구 풍경화가 수용되면서 자연을 표현하는 방식이 다변화되는 과정을 조명한다. 작가들은 고궁과 산야 등 구체적인 장소를 마주하고, 저마다의 구도와 색채, 필치로 풍경을 새롭게 구성했다.
3부 ‘자연에 뜻을 담다’에서는 상상과 관념으로 구성한 산수화와 소나무를 비롯한 자연물을 소재로 한 작품을 소개한다. 회화와 생활 유물에 나타난 자연은 이상향을 그리는 공간이자 장수와 지조, 삶의 염원을 담는 상징이 되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26인의 작가는 한국 근현대 회화가 자연을 바라본 다층적인 시선을 보여준다. 《산수/풍경 山水/風景》은 작품을 연대기적으로 나열하기보다 자연을 마주하고 기억하고 다시 구성하며, 그 안에 뜻을 담아 온 태도에 주목해 코리아나미술관 소장품 사이의 관계를 새롭게 펼쳐 보인다. 관념 속에서 구성한 자연부터 실제 경관에 대한 관찰과 사생, 필묵의 운치를 살린 산수, 색채와 형태로 재구성한 장면에 이르기까지, ‘산수’와 ‘풍경’은 시대와 작가에 따라 다채로운 모습으로 펼쳐진다.
참여작가
김기창, 김원, 김인승, 김형근, 노수현, 민경갑, 박봉수, 박승무, 변관식, 서세옥, 손응성, 안중식, 오태학, 이유태, 이종무, 이종상, 이철주, 이상범, 이서지, 장우성, 정술원, 지성채, 허건, 허련, 허백련, 허형
관람시간
월–금 10:00–18:00
※ 추석연휴, 공휴일 휴관
※ 별도의 오프닝 행사가 진행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