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은 2008년부터 대형마트에서 상품을 구입해 재가공하는 방식을 통해, 작가 스스로가 소비자에서 최종 생산자로 위치를 전환시키는 작업을 시도했다. 전 지구적 생산·유통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획일화되고 통제된 불가항력적 감각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상상하고 탈출을 시도했다.
이후 <메이드 인>(2013~2017) 시리즈에서는 아시아 10개 국가를 찾아가 각국의 대표 생산품을 직접 제작하며, 자본주의와 세계화가 아시아의 문화와 전통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다큐멘터리 영상과 설치조각으로 발표했다. 이 시리즈로 그는 2014년 삼성미술관 리움이 제정한 ‘제1회 스펙트럼 작가상’을 수상했으며, 2017년 제57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 작가로 선정되어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번 코리아나미술관에서 열리는 개인전《Made in Korea 가발과 짚신》에서는 2015년부터 진행 중인 <메이드 인 코리아> 시리즈를 소개한다. <메이드 인 코리아 - 가발, 짚신, 한지, 먹, 활, 소금> 등 다큐멘터리 영상 6편과 함께 수집, 조각, 설치작품들로 구성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직접 전통적 기술을 찾아 배우며 <메이드 인> 시리즈의 맥을 이어가는 작업으로, 한국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계승되어 온 기술과 노동 방식에 초점을 맞춘다. 이를 통해 한국 근대화 과정에서 단절된 ‘전통’이 어떻게 서구적 기준과 시선에서 해체되고 다시 복원되는지를 주목하며, 전통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과 변화된 가치가 현재 어떻게 작동되고 있으며 전통이 지닌 잠재성의 회복 가능성을 조명한다.
또한, 인공지능의 등장이 방대한 정보와 데이터의 전달을 핵심 가치로 부상시키는 오늘, 이완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이어져 온 가장 원초적인 기술과 정보의 계승 방식에 주목한다. 도제식으로 이어져 오던 한국의 전통 기술은 충분히 전수되거나 기록되지 못한 채, 외부의 시선 속에서 해체, 재조합·복원된 이미지로 대체되고 있다. 작가는 원본성을 대체하는 다양하게 재구성된 전통의 이미지가 우리 미래의 뿌리가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파편화 된 전통을 찾아 연결시킨다. 이완은 이러한 성좌적 작업을 통해, 현재 우리의 정체성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는 전통이라는 감각의 지형도를 새롭게 그려 나가고 있다.
■ 전시제목 이완 개인전《Made in Korea 가발과 짚신》 ■ 전시기간 2025. 10. 23. – 11. 29. ■ 전시장소 코리아나미술관 ■ 참여작가 이완 ■ 관람시간 (화–금) 11:00–18:00 / (토) 12:00–18:00 ■ 관람요금 성인 6,000원 / 학생 4,000원 (박물관 통합권: 성인 10,000원 / 학생 7,000원)
■ 기획 이완 ■ 후원 코리아나화장품 ■ 협력 코리아나미술관 ■ 그래픽 디자인 구희선
■ 전시 연계 프로그램 오프닝 퍼포먼스 일시 | 2025. 10. 23. (목) 18:00 장소 | 코리아나미술관 지하2층 c-cube 퍼포머 | 이완 바이올린 | 백경 안무가 | 이재윤 사운드 | 양승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