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호흡, 소리의 교란자: 포스트콜로니얼 미학 책임 기획자, 큐레이터 : 박은선(리슨투더시티) 기획 협력: 박다함, 야스민 오스텐도르프 전시 장소: 코리아나미술관 스페이스 씨 (B1, B2) 전시 기간: 2022. 12. 3 - 2022. 12. 31 “세계의 보편화와 규격화와 세속화의 힘에 의해 상상력이 저지당할 것이다.” (아르준
아파두라이, 1996) 이 전시는 한국, 홍콩, 태국, 멕시코에서 영토적, 문화적 제국주의를 교란하는 예술가들, 콜렉티브들이 발굴한 지역의 가능성과 상상력을 교류하는 장(場)이다. 문화적 제국주의는 특정 문화(보통은 제1세계)가 로컬의 언어와 문화의 다양성을 억압하는 현상을 말한다. 아이리스 영(Iris Young)은 문화적 제국주의라는 것이 지배
집단의 경험과 문화를 보편화하고 유일한 규범으로 확립함으로써 동일한 문화만 강요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Young,
2011). 여기서 문화란 음악, 미술과 같은 예술 뿐만 아니라 삶의 양식과 공간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해방 이후의 제3세계는 언어와 문화를 복원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해 왔으나 세계적 신자유주의의 잠식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신식민지주의 는 1세계의 주변부 국가에 대한 억압이 아니라 글로벌리즘, 초국가적 투기자본으로
인한 문화적, 역사적 정체성 상실을 뜻한다. 즉 금융화, 작은 정부를 특징으로 하는 신자유주의의 잠식이 가져온 문화적 다양성의 침해와 획일화를 말한다. 신자유주의 시대에는 문화도 역사도 이윤을 생산하는 것만 살아 남고, 공간도
이윤이 되는 것만 생존할 수 있다(Kull et al., 2007; Weber, 2002). 한국 뿐만 아니라, 후기 식민지 국가 대부분 부동산 투기 자본의 겉잡을
수 없는 팽창으로 “로컬”이라는 것의 물리적 장소성이 점점
좁아지고 공간이 획일화되고 있다. 서울 같은 젠트리피이션의 도시에서는 로컬이라는 것을 칭하기가 무섭게
풍경이 바뀌고 주소가 바뀐다. 멕시코도, 브라질도, 태국도, 홍콩도 마찬가지이다. 다국적
기업들과 부동산 업자들은 공간의 가치를 단순히 이윤으로만 본다. 땅은 숨을 쉬고 생명을 기를 수 있으며, 도시 공간에서는 물건을 만들고 문화를 배양하지만 지금의 부동산 주의는 응축된 공간과 시간의 역사성을 가볍게
무시하고 삭제하고 있다. 이러한 획일화에서 문화적 다양성을 보존하고 발굴하는 것은 가장 래디컬한 실천이
되고 말았다.
이 전시는 네오 콜로니얼리즘 아래 문화적 상상력과 다양성을 발굴하는 실천을 다룬다. 이 주체들은 서발턴으로서의 타자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자신의 문화를 해석한다는 데서 의미있는 전시가 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