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Untact)’의 출발점은 ‘컨택트(Contact)’이다. 우리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고립과 연결, 대면과 비대면 등 서로 상반된 속성들이 공존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기술과 미디어의 발전에 힘입은 초연결사회 안에서 지구 반 바퀴의 거리는 시공간을 초월하여 스크린의 두께만큼 가까워졌고, 전 세계적인 바이러스의 확산은 신체의 흔적이 지워진 ‘언택트’ 방식의 일상화를 가져왔다. 크고 작은 커뮤니케이션의 구조들은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더욱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다시금 누군가의 신체와 신체가 마주하는 행위는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될까? 기술은 어떤 역할과 가능성을 새롭게 제시할 수 있을까? 어쩌면 다시 돌아갈 수 없을, 아직 도래하지 않은 관계들에 대한 상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2020년 코리아나미술관 *c-lab 4.0에서는 ‘관계’를 주제로 “언택트 UN+CONTACT”라는 제목 아래 동시대 사회에서 형성되는 다양한 관계의 형태와 방식들을 살펴보며, 새로운 가능성과 실천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하나의 병명에 준하는 명칭으로서 ‘증후군(症候群, Syndrome)'은 비정상성 혹은 부정성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몸이 삶을 구성하는 크고 작은 세계의 축적과 풍화가 일어나는 곳이라 할 때, 증후군은 그저 삶과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사회와 관계, 시공간의 발현일지 모른다. 이는 어디로부터 왔으며, 어떠한 상태와 태도, 행위를 만들어내는 것일까? 코리아나미술관 *c-lab 3.0 : 증후군은 삶 속에서 겪게 되는 우리의 몸 안, 바깥, 혹은 언저리에 존재는 하지만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모호하고 불확실한 증상들과 그 너머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몸의 현상들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들의 교차를 통해 누군가의 세계를 오롯이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통로로서 ‘증후군'을 다시 읽고 써보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우리의 ‘감각(感覺, Sense)’은 불완전하다. 몸의 여러 감각을 통해 수집된 정보의 파편들은 유기적으로 하나의 경험적 형태를 만들어내고 나름의 의미를 생성한다. 그러나 우리가 지각하는 세계는 온전한 실재일까? 인간은 완벽한 듯 보이는 감각을 통해 외부 세계와 관계 맺으며 착각과 오류로 가득한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이는 인간의 존재 방식에 있어 필수 불가결하다. 합리주의를 바탕으로 시각에 집중해 있던 미술의 역사 안에서도 신체를 비롯한 다양한 감각의 담론들이 등장하며 ‘감각’은 중요한 주제로 조명되어왔다.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새로운 매체 환경의 발달은 인간이 감각하는 방식과 경험의 지평을 더욱 확장시키고 있으며, 오늘날 인공지능을 지닌 기계와 가상의 감각에 대한 논의 또한 가능케 하고 있다. 우리는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감각의 세계를 맞이하게 될까? 2018년 코리아나미술관이 진행하는 *c-lab 2.0에서는 “감각±(감각 플러스마이너스, Senses±)”라는 제목 아래 감각이 지닌 다양한 층위를 탐구해보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한다.
인류의 시작부터 ‘아름다움(美, Beauty)’은 끊임없이 다뤄져 온 가치이자 개념이다. ‘미의 추구’ 라는 인간 본연의 욕구를 자극하는 다양한 형식들이 끊임없이 사회에 존재해 왔으며, 오늘날 그 형태는 더욱더 진화하고 있다. 그러나 예술의 영역을 들여다보면, 동시대 미술에서 ‘아름다움’을 논의한다는 것이 얼마나 고리타분하게 느껴지는가. 코리아나미술관은 아름다움이란 친숙한 주제에 대한 낯섦을 안고 2017년 *c-lab 1.0을 시작한다. 두려운 친숙함과 낯섦, 가장 진부하게 느껴지는 것으로부터의 출발. 그것은 어쩌면 상당한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일 것이다. 과연 우리는 아름다움에 대해 어떠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현대문화에서 ‘미’는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코리아나미술관은 새롭게 시작하는 연간 프로젝트인 *c-lab 1.0을 통해 ‘아름다움’에 대한 다양한 사유와 실천방식으로 풀어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