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b 3.0 강연 & 토크 시리즈
토킹투게더 #3: 다른 몸들의 말하기
<토킹투게더 in *c-lab>에서는 *c-lab 3.0의 주제 ‘증후군’과 맥락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예술, 사회학, 의학, 철학 등 다양한 분야의 시각을 통해 탐구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면서, 그동안 주로 시각예술에 국한되었던 미술관 안에서의 논의를 확장해보고자 합니다.
1회차 "예술과 노동의 증상들"에서는 신체적, 심리적 증상들이 기인하는 사회 구조적 측면을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2회차 "몸, 다시 읽고 새로 쓰기"에서는 그러한 현상들이 발생하는 장소로서 우리의 '몸'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교차시켰다면, 강연 & 토크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3회차 프로그램에서는 다양한 경험을 담은 서로 다른 몸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이어가고 있는 발화와 실천들을 나누어 볼 예정입니다. 완치와 투병 사이 경계의 몸으로 살며 아픈 몸으로 사는 삶에 부여되는 사회적 통제와 기준에 질문을 던지는 책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 어느 페미니스트의 질병 관통기』의 조한진희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적 실천들과 더불어 일주일에 두 번, 몸에 대한 여성들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아내며 크고 작은 인식의 변화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팟캐스트 <말하는 몸 - 내가 쓰는 ‘헝거’>를 공동 기획한 박선영 PD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봅니다. 그동안 사회 속에서 다양한 상처, 억압, 차별, 기준 등으로 주변화되어 온 아픈 몸들과 여성의 몸들, 이 세상을 이루고 있는 수많은 다른 몸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우리는 그러한 몸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또 함께 살아가야 할지, 각자의 실천들을 모색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기대합니다.
강연자 소개
조한진희(『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 어느 페미니스트의 질병 관통기』 저자)
1990년대 중반 격렬한 파도 속에서 페미니스트가 되었다. 페미니스트로서 정상성을 질문하다가 장애인운동을 만났고, 탈식민페미니스트로서 팔레스타인운동을 만났다. 교차성을 중시하고, 영역과 형식에 갇히지 않는 운동을 지향한다. 2000년 여성민우회를 시작으로 사회단체들에서 상근했고, 아픈 몸이 된 뒤로는 주로 비상임위원 같은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9년 팔레스타인 현장 활동 과정에서 건강이 악화되었고, 투병과 완치 사이의 몸으로 십 년째 경력단절을 반복하고 있다. 아프기 전에는 ‘다큐인’ 영상활동가로 RTV 시사 다큐 〈나는 장애인이다〉를 시작으로 몇 편의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바 있고, 팔레스타인평화연대에서 동료들과 도서 『라피끄, 팔레스타인과 나』를 함께 썼다. 초기 투병을 마치고 사회에 복귀하면서 페미니즘 저널 『일다』와 시사월간지 『워커스』 등에서 ‘반다’라는 활동명으로 칼럼을 연재했다. 최근엔 투병 경험을 토대로 성, 장애, 계급적 관점에서 질병을 바라보는 도서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를 썼다.
박선영(CBS PD·팟캐스트 <말하는 몸 - 내가 쓰는 '헝거'> 공동 기획)
작고 통통한 몸을 가졌다. 새벽에 출근하며 무거운 몸뚱아리를 일으킬 때, 지긋지긋한 생리통으로 벤치에 주저앉을 때, 잠옷을 벗고 꽉 조이는 옷을 입을 때마다 이 몸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CBS 입사 후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등의 시사 프로그램을 만들며 '미투 운동' 같은 사회적인 변화가 이름 모를 여성들의 삶에도 실제로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됐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 을 통해 만난 용기 있는 여성들이 각자의 세상에서 그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런 여성들의 용기를 더 멀리, 더 자주 들려주고자 오늘도 이 몸뚱아리를 열심히 일으켜보고 있다.
프로그램 내용
2019년 <토킹투게더 in *c-lab>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3회차 프로그램, “다른 몸들의 말하기”가 지난 9월 28일에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신체적 증상이나 그것이 존재하는 우리의 몸을 대상으로 살펴보기보다는 실제로 다양한 증상과 현상들을 겪고 있는 몸, 특히 사회 안에서 주변화되어 온 여러 다른 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았습니다.
주변화된 몸 중 하나인 아픈 몸으로 살아가는 조한진희 작가는 다양한 사회와 문화 속에서 다른 형태로 존재하는 질병이나 장애, 혹은 신체적 특성 등을 예로 들어 몸의 정상성과 표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첫 번째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나아가서는 사회가 ‘건강한 몸’을 정상, 표준의 몸으로 상정함으로써 개인은 ‘펜로즈의 계단’을 오르듯 계속해서 닿을 수 없는 건강이라는 환상을 좇게 되며, 그렇기에 질병이나 아픔의 경우에도 오롯이 개인의 문제가 되고 마는 '건강과 질병의 개인화'를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문제 의식을 통해 건강 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질병을 겪는 것도 자연스럽게 바라볼 수 있는 인식 전환과 아픈 몸도 일상을 살며 잘 아플 수 있는 권리, 즉 ‘질병권’의 필요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뒤이어 여성의 몸에 대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준비한 박선영 PD의 강연이 진행되었습니다. 공동 제작하고 있는 팟캐스트 <말하는 몸 - 내가 쓰는 '헝거'>를 통해 소개된 이야기들 중 특히 여성을 향한 폭력, 외모 강박, 생리나 출산 같은 몸의 현상, 그리고 사회 구조적으로 더욱 소외될 수 밖에 없는 몸들에 대한 자전적 이야기들을 함께 들어보며 여성의 몸에 씌워진 굴레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러한 여성들의 사적이면서도 진솔한 이야기 공유가 공감과 연대를 쌓고, 폭력의 위험이나 외모에 대한 집착, 여성의 신체적 증상이나 질병 등을 여성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에 ‘질문’할 수 있는 문제로 만들 수 있다는 실천적 시각을 공유하였습니다.
이후에는 진행자의 질문을 바탕으로 각 강연으로는 미처 다루지 못한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는 대담 시간을 가졌습니다. 자전적 이야기를 기록하고 공유하는 데 있어 책과 팟캐스트라는 각각의 매체가 가진 특성을 비롯하여 이처럼 공적인 장소에서 경험을 언어화하는 행위의 실천적 의미까지 좀 더 깊이 있게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아픈 몸을 가진 여성으로서 이번 시간이 위로와 용기가 되었다는 한 청중의 이야기를 끝으로 마무리된 <토킹투게더 in *c-lab>의 마지막 시간. *c-lab 3.0의 주제 '증후군'과 연계하여 3회에 걸쳐 진행된 강연&토크 시리즈 <토킹투게더 in *c-lab>의 긴 여정을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본 프로그램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최하고, (사)한국사립미술관협회에서 주관하는 <2019 미술관 문화가 있는 날>사업으로 진행되며, 프로그램 참여 시 코리아나미술관 기획 전시 《아무튼, 젊음》을 무료로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 운영시간 : 화 - 금 / 11시 - 6시 / 네이버 사전 예매
* 단체 관람 시 사전 연락(02-547-9177) 바랍니다.
* 12:00 - 14:00는 휴게 시간으로 전시 관람이 불가합니다.
※ 5월 1일(수) '근로자의 날'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휴관
※ 5월 1일(수) 19:00 - 21:00 리스닝투게더 1강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