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b 5.0 프로젝트 X 이양희 <LOOP>
프로젝트 개요
- 일시 : 2021년 7월 31일 토요일 오후 14:00 - 16:30
- 회차 : 총 다섯 번의 루프 (14시 정시 시작하여, 약 30분 간격으로 진행됩니다)
- 장소 : 온라인 비대면
- 주관·주최: 코리아나미술관 *c-lab 5.0
- 후원 : 코리아나미술관 l space*c
- 퍼포먼스 : 이양희
- 사운드 : 홍초선
- 촬영/송출 : 영픽쳐스
- 본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으로 진행됩니다. (1인 1매 예약)
- 본 프로그램의 티켓 가격은 사전 예약하신 분들과의 약속의 의미로 설정한 금액입니다.
불가피한 사정으로 참여가 어려우시다면, 대기자분께 티켓이 갈 수 있도록 예매 취소를 부탁드리며, 당일 참석이 어려우시면 반드시 메일 또는 전화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 본 프로그램은 온라인 비대면으로 진행되며, 줌(ZOOM) 애플리케이션 설치와 작동이 가능한 디바이스가 필요합니다. (노트북, 데스크탑 또는 패드 권장)
- 사전예약을 완료하신 분들께는 메일로 프로그램 3일 전
프로젝트 소개
코리아나미술관 *c-lab은 창작자, 기획자, 이론가, 연구자와 함께 매년 새로운 주제를 선정하고 이를 예술적 실천으로 사유해왔습니다. 2021년 코리아나미술관 *c-lab 5.0는 비일상적인 각성 상태를 뜻하는 '트랜스(Trance)'를 주제어로, 동시대 예술에서의 신체성과 정신성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c-lab 5.0 프로젝트로 공개되는 이양희의
매번 새롭게 인식되는 반복과 변주가 어떤 몰입을 가져올지 함께 질문할 관객을 기다립니다.
LOOP
*c-lab 5.0 프로젝트로 공개되는 이양희의
*c-lab 5.0 프로젝트 X 이양희
LOOP (사진 : 코리아나미술관)
이양희 안무가 인터뷰
Q. 우리가 ‘트랜스(trance)’를 인식하는 상태는 개인마다 다를 것으로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트랜스’의 특질(quality)이라고 파악할만한 공통적인 상태가 있을까요?
이양희 : 각자의 경험을 하나로 정의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다른 사람들과 트랜스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공통으로 발견되는 핵심이 있어요. 바로 ‘몰입’ 입니다. 저는 춤을 추는 사람이고, 안무가이기 때문에 그 몰입을 경험하고 받아들이고 공유하는 방식은 역시 ‘춤을 춘다’라는 행위로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트랜스의 상태는 지극히 개인적인데 그것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도록 하면, 모두 다 방법이 달라질 수밖에 없을 거예요. 저의 방식은 직접 신체를 움직인다는 전제로 공연 예술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워크숍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각자의 경험과 세계관이 다 다르기에 각자가 가진 트랜스의 고유한 경험과 상태가 있지만 이번 랩메이트분들과 같은 시간과 공간에서 신체를 움직이며 공통의 무언가를 만들어나가며 이양희의 트랜스의 상태 중 한 가지를 경험한다고 생각합니다.
Q. 작가님의 다이어그램에서 ‘Internal Occurrence System’과 ‘External Occurrence System’이 동시에 구성/구현되는 상태를 ‘춤’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이양희 : 우리가 춤이라고 부르는 상태에는 정말 많은 요소가 들어 있고, 춤을 이야기 할 수 있는 방법도 여러 가지일 거예요. 현재 제 공연예술의 언어로 차용하는 뷰 포인츠(The Viewpoints)의 경험으로부터 배운 것은 춤을 추는 것, 그리고 공연 예술을 관객과 수행하는 퍼포머의 관점에서 동시에 바라보게 된다는 부분입니다. 제가 만든 그 다이어그램은, ‘퍼포밍을 한다는 게 무엇이지?’라는 오래된 질문을 도식화해본 것이에요. 춤을 출 때는 무용수 안에서 아주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데, 그것을 언어로 설명하는 일은 정말 곤란하게도 길고 복잡하고, 항상 부족합니다. 제가 인지하는 상태는 동시다발적인 구성(composition)인데, 이 경험은 말로는 전달이 불가능해요. 자신의 신체로 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죠. 하지만 또 개별의 존재는 물리적인 영역 그리고 비물질적인 영역도 다 다르기 때문에 내 경험을 남이 그대로 알 수도 없는 일입니다. 인간이 똑같은 신체적 조건, 게다가 똑같은 경험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c-lab 5.0 랩메이트 워크숍 (사진 : 코리아나미술관)
Q. 퍼포밍 아트에서 발생하는 정동을 퍼포머도, 관객도 알아채지만, 그것을 말로 표현하기는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퍼포밍 아트와 트랜스의 관계에 대해 조금 더 들어볼 수 있을까요?
이양희 : 퍼포밍 아트가 발생할 때 생겨나는 회로(logic) 같은 것이 있는데, 이 회로가 무엇인지 제 방식으로 설명할 때 다이어그램이 큰 도움이 돼요. 퍼포먼스를 할 때 퍼포머의 신체 외에도, 관객, 무대 장비 등 눈에 직접 보이는 요소들이 많아요. ‘공연물’이라는 하나의 구성이 있는 작품에서 퍼포머의 신체를 구동시키려면, 퍼포머가 나의 내부에서 작동하는 것과 나의 외부에서 작동하고 있는 것을 동시에 인식하고 구현시켜야 해요. 외부시스템이 고정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내부시스템을 실시간으로 조율하고 구동시키려면 몰입을 할 수밖에 없죠. 다시 말해, 저에게 트랜스의 상태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아니라, 저의 지난 모든 시간을 제가 지금 하고 있는 그 퍼포밍의 시간에 오롯이 놓는 일이에요. 모든 것을 관객 앞에 놓는 그 시간이 공연의 러닝 타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이어지는 것이고요. 온도, 질감, 물리적으로 조건화된 상태 안에 신체라는 유기체가 반응하는 변수까지 다 가지고 있으니, 퍼포밍 아트는 정말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아요. 춤을 춘다는 것은 그만큼 어떤 무게, 고결함, 거대한 책임이 생기는 일이 되고요. 이것을 또 너무나 찰나에 보여주죠.
그러니 쾌락을 얻기 위해서는 어떤 종류의 고통, 즉 연습이 필요해요. 어쩌면 그 거대한 책임에 압도되는 것이 저에겐 전정한 쾌락이 아닐까 여깁니다. 공연에는 결국 퍼포머의 역사가 들어가게 되는 것인데, 그 역사에는 퍼포머의 기질, 신체적 컨디션, 폼(form)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 인지하고 감지하는 능력이 모두 들어있어요. 신체 전체가 감각 기관이 되는 것이죠. 그래서 메를로-퐁티[1]가 이야기한 총체적인 인식에 매우 공감하기도 해요. 동시성과 그것에 반응할 수 있는 직관적인 능력, 즉 선택이 중요해지는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Q. ‘반복(repetition)’의 의미를 똑같은 것을 수행한다는 것으로 한정하지 않는다면, 말씀하신 ‘External Occurrence System’을 즉각적으로 재인식하는 것, 즉 나의 신체로 새로운 정보를 계속 모으고 인식하는 것 역시 반복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작가님의 워크숍
이양희 : 제가(아마도 많은 무용수가 그러하듯) 즉각적으로 인식하고,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이는 게 가능한 이유는 오랜 기간 춤으로 훈련이 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그렇지만 인간은 자연적으로 원래 무엇인지 파악하고, 인지해서, 자신의 의지를 발동시키는 데에 시간이 걸립니다. 이 과정이 느린 사람도 있고 빠른 사람도 있는 것이지만, 전 이것은 자연의 법칙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훈련이 필요합니다.
*c-lab 5.0 랩메이트 워크숍 (사진 : 코리아나미술관)
인터뷰 진행 : 박수지 (*c-lab 객원 큐레이터), 최선주 (*c-lab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1] “나의 지각은 시각적, 촉각적, 청각적으로 주어진 것의 합(sum)이 아니다.
나는 나의 존재 모두(whole being)를 이용해 전체적인 방식으로 지각한다. 나는 사물의 독특한 구조, 독특한 존재 방식(way of being)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대상이 내 모든 감각에 동시적으로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