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식

  • home
  • 알림
  • 새소식

전시 히스토리 #1 《이미지 극장》: 미술이 올린 연극, 연극이 그린 미술

  • space*c

안녕하세요, 코리아나미술관 입니다.

코리아나미술관은 2003년 개관 이래 실험적인 현대미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지원한다는 방침에 따라, 동시대 미술의 주요 이슈와 다양한 문화적 코드를 조명하는 다양한 전시를 선보여왔습니다. 특히 신체여성, 화장 등을 주제로 하는 기획 전시를 통해  차별화된 정체성을 구축하고, 연극, 애니메이션, 영화, 무용 등 인접 장르와의 적극적인 연계를 통해 문화적 실천 영역의 확대를 도모해 왔습니다. 

네이버 포스트를 통해 리아나미술관 전시 히스토리 Revisiting Series  포스팅을 시작합니다.
이 시리즈가 코리아나미술관의 과거 뿐 아니라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주는 연결점이 되길 희망합니다.
현대 미술을 사랑하고, 보다 깊이 있게 알아가기를 원하시는 분들의 많은 팔로우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코리아나미술관 전시 히스토리를 다시 조명해보는 그 첫 번째 순서로,
2006 「올해의 예술상」을 수상한 바 있는 《이미지 극장》을 소개합니다.

Image: Mioon, Holoaudience, hologram installation, 2006. Installation view at Coreana Museum of Art, Seoul


# 1
이미지 극장
Image Theater
2006. 5. 4. – 2006. 6. 30.

참여작가
권용만, 김지숙, 천정, 이상현,
정소연, 김영진, 김준섭 , 뮌, 홍성민

2006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올해의 예술상 수상 전시


《이미지 극장》은 미술 연극이 오랫동안 서로의 영역을 공유해왔다는 사실에 기반하여 기획된 전시입니다. 특히 본 전시는 현대미술이 극장과 무대라는 연극의 공간적 조건을 수용하고 이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함으로써 미술 장르의 확장 가능성을 실험해 온 양상을 살펴보고자 했습니다.

현대미술 실천에서 ‘연극적인’성질을 갖는 작품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예컨대 동시대 미술가들이 빈번하게 활용하는 설치, 퍼포먼스 작품들을 마주했을 때를 생각해 봅시다. 이들은 마치 우리가 극장에서 경험하는 것처럼 작품 안에서 서사가 진행되고, 관객들에게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하거나, 작품의 장소를 점유하는 관객의 신체로 하여금 공기나 빛 같은 장소의 구체적인 물리적 특징을 지각하게 합니다.

현대미술 담론에서도 미술의 ‘연극성’(theatricality)은 중요한 쟁점이었습니다. 특히 60년대 미국의 주류 미술 사조였던 모더니즘(Modernism)의 강령 아래, 대표적인 모더니스트 미술 이론가 마이클 프리드(Michael Fried)는 미술가가 작품이 속한 실제 장소나 시간, 관객 등을 작품의 일부로 끌어들이면서 나타나게 되는 ‘연극성’을 순수 미술의 적으로 지목한 바 있지요.

하지만 모더니즘 미술의 정상 이자 종점이라 할 수 있는 미니멀리즘 이후, 현대미술이 전개된 흐름- 개념 미술, 퍼포먼스 미술, 과정 미술, 신체 미술, 비디오 아트, 설치 미술 등 다종다양한 포스트미니멀리즘 미술 실천들의 등장 - 을 상기해보면, 모더니스트들로부터 배격 당해 온 이 ‘연극성’이야말로 미술이라는 장르의 경계에 도전하고자 했던 포스트모더니즘 미술가들의 핵심 전략으로 기능하며 현대미술의 저변 확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이는 미술에 대한 지각을 정적이고 시각 중심적인 방식에서 유동적이고 체험적인 방식으로 견인하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이와 함께 원시 시대의 제의나 가면극에서부터 현대 연극에 이르기까지, 연극에서 미술이 활용되고 강조되어 온 흐름 역시 유구한 역사를 갖습니다. 일례로 1910년대 러시아 아방가르드 작가들은 미술의 사회적 역할과 총체성을 실험하는 가운데 소리와 빛, 조명과 색이 결합된 하나의 종합 예술로서 무대 미술 제작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바 있지요. 하지만 현대 연극에서 보다 본격적으로 나타난 미술 언어의 수용은, 극에서 이미지를 드러내는 수단으로 언어와 텍스트를 해체했던 ‘부조리극’을 거쳐, 줄거리나 대사 같은 언어 중심이 아닌 비언어적이고 시지각적인 효과를 극의 중심으로 하는 이미지 연극(image theater)의 등장과 함께 이루어졌습니다. 이를테면, 연출가이자 무대 미술가인 로버트 윌슨(Robert Wilson)은 배우의 신체적 움직임, 빛, 소리 등을 무대와 함께 결합하여 시청각적 효과를 강조한 연극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그의 작품에서 무대 미술은 단순한 극의 배경 장치가 아니라 극을 구성하는 핵심 축으로 기능합니다.

오늘날에도 미술에서 무용, 연극, 영화 등 다양한 장르와의 결합과 영역의 확장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시가 열린 2006년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 미술계에서 미술인과 연극인이 함께 참여하여 전시를 만드는 것은 굉장히 새로운 시도였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기획된 《이미지 극장》은 두 영역에 대한 다각도의 연구를 기반으로 미술과 연극의 ‘매체 특정성’(medium specificity)을 확장시켜 결합했다는 점을 특별히 높이 평가받았습니다. 또한 미술인들뿐 아니라 무대 미술가, 배우 및 연출가 등 연극인들의 참여를 통해 연극과 무대에 대한 색다른 해석을 선보인다는 점으로 미술계의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코리아나미술관이 기획한
<이미지 극장>전시는
무엇보다도 현대미술과 연극 분야를 절합(articualtion)하고,
그것을 전시라는 하나의 형식 속에서 탁월하게 구현한 점이
긍정적 평가를 끌어낸 주요한 요인이었다.

- 2006 「올해의 예술상」 심사평 중
그럼 《이미지 극장》에서 전시되었던 작품들을
한 번 살펴볼까요?

전시의 작품들은 크게 세 파트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 1.

첫 번째는 실제 공연에 올려졌던 무대나 향후 공연을 위한 가상의 무대를 작품의 형태로 제시한 작업입니다. 가령 무대 미술가 권용만이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인 연극 <이(爾)>를 위해 제작한 무대는 《이미지 극장》에서 극에 속한 배경이 아니라,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하나의 작품으로서 관객들에게 다가갑니다.

Kwon Yong Man, The Stage for ‘Yi’, video installation, 2006Installation view at Coreana Museum of Art, Seoul  

# 2.

두 번째는 실제 무대는 아니지만 실제 상연된 극을 재해석하거나, 연극과 무대의 조건을 새롭게 해석하는 작업입니다. 작품 <로젤>에서 미술가 천정은 배우 김지숙의 모노드라마로 15년간 장기 공연되었던 연극 <로젤>에 대한 배우 김지숙의 해석을 다시 한번 미디어 영상 설치 작품으로 재해석합니다.

Cheon Jung, Rosel, video installation, 2006Installation view at Coreana Museum of Art, Seoul  

# 3.

세 번째는 작가의 연출 하에 실제 공연을 제작한 작업입니다. 미술가 홍성민은 코리아나미술관의 맞은편에 위치한 아파트 ‘하이츠 파크’를 소재로 하여 미술관의 장소성을 작품의 핵심으로 하는 ‘장소 특정적'(site-specific) 연극 <하이츠 파크>를 선보였습니다.


Hong Sung Min, Heights Park, experimental theater, 2006Installation view at Coreana Museum of Art, Seoul 

미술과 연극의 경계를 탐구했던 《이미지 극장》 이후에도 코리아나미술관은 심도 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다양한 크로스오버 전시를 선보여 왔는데요. 영화와 미술을 주제로 한 《피처링 시네마》(2011) 무용, 퍼포먼스, 무빙 이미지, 미술의 언어들을 깊이 있게 다룬 《퍼포밍 필름》(2013)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코리아나미술관은 계속해서 현대 미술의 주요한 언어들을 탐구하고, 그 인접 장르를 아우르는 차별화된 전시 및 프로그램 기획을 통해 대중과의 소통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코리아나미술관, 2020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참고문헌
『Image Theater』 전시 도록, 코리아나미술관, 2006.
김문환, 『연극미학 담론』, 연극과 인간, 2004.
박신의, 「연극 밖으로, 미술 밖으로 – 매개 예술로서의 퍼포먼스」, 『연극의 이론과 비평』, 2000년 창간호,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극학과, 2000.
이영철, 『현대미술과 모더니즘론』, 시각과언어, 1995.
Michael Fried, "Art and Objecthood: Essays and Reviews", Artforum, 6, 1967.; Gregory Battecock (ed.),Minimal Art: A Critical Anthology, N. Y., E. P. Dutton, 1968, pp. 116-147에 재수록.
Walter Gropius & Arthur S. Wensinger (ed.), The Theater of the Bauhaus, Oskar Schlemmer, Laszlo Moholy-Nagy, Farkas Molnar, Wesleyan University, 1961.


top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한국의 화장문화> 상설전시 관람 안내


 운영시간 : 화 - 금  /  11시 - 6시  /  네이버 사전 예매

 단체 관람 시 사전 연락(02-547-9177) 바랍니다.

 12:00 - 14:00는 휴게 시간으로 전시 관람이 불가합니다.


  전시 예매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