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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2분 영상 작품 "세계는 목소리 없는 자 큰 자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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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 영상 작품 "세계는 목소리 없는 자 큰 자로 나뉜다"

  • 2017-04-22 15:27


Promise Me, 2012 Two channel video, 2 min(loop), color, sound ⓒ Mikhail Karikis

목소리는 권력이다. 세계는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자, 목소리를 너무 크게 내는 자로 나뉜다. 미술관에 등장한 2분짜리 영상 작품은 세계를 가르는 축 가운데 하나가 목소리임을 확 깨우친다. 보이스 퍼포먼스 작가 미카일 카리키스(1975년 그리스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활동 중) 의 2012년 작품 'Promise Me'가 그것이다.

작가 본인이 직접 연기자로 등장하는 이 영상은 한쪽 화면에서는 말을 하고자 하지만 입이 열리지 않아 입을 열려고 애를 쓰며 소리를 내는 모습이 담겨 있다. 다른 한쪽 화면에서는 입을 다물고자 하지만 다물어 지지 않아 손을 이용해서 안간힘을 쓰며 입을 닫으려고 하는 작가의 연기가 펼쳐진다.

이 완전 상반된 상황은 작가의 과장된 표정 연기가 더해져 그 메세지를 극대화한다. 감상자는 타인의 얼굴을 통해 이 극한 대비의 상황을 접하면서, 자신의 경험 속에서 묻혀 있던 이와 흡사한 상황들을 떠올리게 된다. 이런 대비는 개인사를 비롯해 개인을 둘러싼 가정, 집단, 사회, 민족, 국가에까지 확장되어 적용된다. 억압을 견디며 속을 끓이는 아내·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인 남편, 불법 체류 이주민 노동자·임금 착취 사업주, 부당한 명령 이행자·부당한 명령 지시자, 한 쪽 편에 서야 하는 약소국· 자기 편들기를 강요하는 강대국. 가정 폭력, 이주노동자 인권 유린, 블랙리스트, 사드 배치와 같은 가정 ·사회·국가의 문제거리들은 늘 목소리 약한 자와 강한 자의 갈등이다. 목소리 크기로 한다면야 매스 미디어가 가장 크다. 매스 미디어는 목소리 큰 자들의 목소리가 더 많이 담기고, 목소리 없는 자들의 목소리는 점점 배제되고 있다. 카리키스의 이 작품은 인간을 둘러싼 목소리의 불균형을 일깨우고, 균형의 절실함을 크게 외치고 있다.  

코리아나미술관의 '더 보이스 THE VOICE'전은 시각예술영역으로 들어온 목소리를 다각도로 조명한다.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목소리와 관련된 국내외 작가 12명의 작품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서지은 큐레이터는 "각각의 전시참여 작가들이 견지하고 있는 다양한 철학적, 미학적, 사회적 관점을 통해 목소리에 대해 사유해보고자 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차학경(1951~1982) 작가의 'Mouth to Mouth'는 1975년에 만들어진 8분짜리 흑백 비디오 작품이다. 이 작품은 영어와 한글 단어를 발음하는 여성의 입모양을 초근접 촬영한 작품이다. 한글의 단모음을 발음하는 목소리는 제스처로만 존재할 뿐 관객은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 이 작품에서 보여지는 목소리가 제거된 여성의 제스처는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한국계 미국인 여성으로서 차학경 자신의 경험을 병치시킨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차학경은 11세에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했다.


SOUND PROJECT, 2014-ongoing 4ROSE 포스터 월, 2017 포스터(디지털 출력) 설치, 가변크기

김가람 작가(1984~)의 SOUND PROJECT는 인터넷 '댓글' 문화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되었다. '댓글'은 SOUND PROJECT의 가사로 구성되어 주제를 이루며 1분가량의 음원으로 재탄생 되어 다시 대중과 만난다. 4ROSE의 주요 음원으로는 메르스에 대한 정부의 늦장 대응을 지적한 <아몰랑>(2015년 6월 발매),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비판을 담은 <받아쓰기>(2015년 11월 발매), 그리고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다룬 <이러려고>(2016년 11월 발매), 문화예술분야 정치검열 논란의 <블랙리스트>(2017년 1월 발매) 등이 있다.이번 전시에서는 2017년 4월까지 발매된, '4ROSE'의 2개의 정규앨범과 34개의 싱글앨범에 대한 포스터 아카이브 작업 <4ROSE poster wall & ceiling>(2017), 그리고 현재까지 발매된 음원의 기록을 자세히 살펴보고 수집 할 수 있는 (2017) 을 선보인다.

Voice Off, 1999 Two channel video-sound installation_dimensions variable Courtesy of the artist and Galerie Karin Sachs, Munich and Rosamund Felsen Gallery, Los Angeles

주디스 배리 (미국, 1954- )의 작품 'Voice Off'(1999)는 2채널 비디오(각 17분 분량) 설치 작품으로, 갤러리 공간을 반으로 나눈 벽면 양쪽에 영상이 각각 투사된다. 관객은 스크린 양면에 동시 상영되는 두 개의 은유적 서사들을 보게 된다. 한 쪽 영상은 개인이 목소리와 관련해 마주하게 되는 내적이고, 친밀하며 사적인 일련의 상황들을 몽환적인 느낌으로 보여준다. 우연히 듣게 되는 대화, 독백, 혹은 흥얼거림과 같이 일상 속에서 들리는 소리들을 영상을 통해 볼 수 있다. 반대편 영상은 한 남자가 타자를 치고, 담배를 태우거나 커피를 마시고, 신문을 읽고, 낮잠 자는 모습을 느린 화면으로 보여준다. 멀리 들리는 소리가 거슬리는 남자는 소리의 근원지를 찾기 위해 아파트를 때려 부수지만, 이내 본인도 그 소리에 홀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존 케이지가 1958년 작곡한 <아리아(Aria)>의 비정형적인 악보, 그리고 브루스 나우만의 초기 실험영상인 <립싱크(Lip Sync)>(1969)를 비롯하여, 재닌 올레슨, 라그나 키아르탄슨 등 국내에서 보기 힘들었던 외국 작가들의 작품이 공개되며, 국내작가로는 김온, 이세옥 등이 전시주제 '목소리'와 연계한 신작을 선보인다.  

전시기간: 7월 1일까지 
전시장소: 코리아나미술관 전관 
관 람 료: 성인 4000원, 학생 3000원(대학생 포함)
전시참여작가: 국내외 작가 총 12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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