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히스토리 #17 《아무튼, 젊음》: ‘고령사회에서 더욱 강조되는 젊음’의 아이러니
#17
아무튼, 젊음
Youth Before Age
2019. 8. 29 – 2019. 11. 9
참여작가
셀린 바움가르트너, 존 바이런, 아리 세스 코헨, 주디 겔스,
신야 이베코비치, 전지인, 김가람, 곽남신, 입자필드,
줄리아 샬럿 리히터, 신디 셔먼, 조니 사이먼스, 마사 윌슨
안녕하세요. 코리아나미술관 입니다.
2015년에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인턴>( 낸시 마이어스감독)을 혹시 아시나요?
출처:<인턴> 영화 포스터
영화의 줄거리는 70살의 퇴직한 노인이 죽음만을 기다리며 무료한 삶을 살아가다 온라인 의류 유통 회사의 인턴으로 들어가 삶의 즐거움을 되찾는 이야기 입니다. 영화 초반에 주인공은 지인의 장례식에서 친구들과 ‘다음 번의 장례식은 누구일지’를 물으며 수동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다 우연히 시니어 인턴 구직 전단을 보고 다시 새로운 삶을 살아보기로 결심하는데요, 주인공의 대사 중 같은 세대에서 많은 공감을 얻은 대사가 있습니다.
"이 나이가 되어서 아침에 일어나 가야할 곳이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른다."
이는 정년퇴직 이후 사회로부터 소외되는 노인 소외 현상을 시사하고 있는데요,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젊은 회사 동료들보다도 가장 생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젊음’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합니다.
이번에 소개해 드릴 전시는 젊음을 강요하는 사회와 노화를 둘러 싼 다양한 이슈들을 다루었던 기획전 《아무튼, 젊음》 (2019) 입니다.
지난 열여섯 번째 전시 히스토리에서는 현대미술에서 예술가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피부’에 접근했던 《울트라 스킨》을 살펴보았습니다. 피부는 외부로부터 오는 자극을 직접적으로 느끼는 가장 큰 감각기관 입니다. 그런점에서 노화를 가장 직접적으로 체험하는 것도 어쩌면 피부가 아닐까요?
피부는 ‘나이 듦’이라는 물리적인 시간에 수동적으로 변화의 과정을 겪는 신체의 일부입니다. 신체의 노화, 다시 말해 ‘나이 듦’을 비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사회는 젊음의 이미지를 강요합니다. 전시 제목인 ‘아무튼, 젊음’은 사회가 계속해서 고령화되고 있음에도 사람들은 ‘아무튼’ 젊음에 더 주목한다는 점을 반영했습니다. 전시는 2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국내외 작가 13팀이 참여했으며 사진, 설치, 영상, 관객 참여형 작품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아무튼, 젊음》은 우리 사회에서 강조되는 ‘젊음’의 양가적인 면을 아울러 오늘날 젊음이 시사하는 바를 다각도로 조명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현대 예술가들은 ‘젊음’과 ‘노화’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과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전시히스토리 #17 《아무튼, 젊음》 지금 시작합니다. ☺
《아무튼, 젊음》 Installation view at Coreana Museum of Art, 2019
《아무튼, 젊음》 Installation view at Coreana Museum of Art, 2019
《아무튼, 젊음》 Installation view at Coreana Museum of Art, 2019
젊은 신체에 대한 강박을 넘어 ㅁ
젊음은 젊은 외모와 신체를 통해 쉽게 대상화되기 마련인데요, 미국과 동유럽권을 각각 대표하는 페미니스트 작가 마사 윌슨과 산야 이베코비치는 젊음을 강요 당하는 사회 속에서 나이 들고 있는 여성으로서의 고민을 퍼포먼스 영상기록과 사진으로 제시합니다. 두 예술가는 특히 나이 든 여성이 사회에서 비가시화되고 배제되는 현상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마사 윌슨 Martha Wilson
마사 윌슨은 신디 셔먼과 같이 미국의 주요 페미니즘 작가 중 하나로 《아무튼, 젊음》을 통해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었습니다. 작가는 여성성, 나이, 젠더 역할 등에 관해 지속적인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이번 전시에 소개된 작업들은 여성의 ‘나이 듦’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미녀 + 야수같은 Beauty + Beastly>, 1974/2009, black and white photographs, text, 43.2x 59.7cm
<미녀 + 야수같은>은 작가 자신의 옆모습을 1947년, 2009년에 각각 촬영하여 서로 마주보게 프레이밍 한 작업으로 젊은 자신의 사진에는 ‘미녀’를, 나이 든 사진에는 ‘야수같은’이라는 수식을 붙였습니다. 이는 여성에게 부과되는 사회적 가치가 나이 듦에 따라 어떻게 인식되는지를 보여줌과 동시에 젊음과 나이 듦은 양분된 대립항이 아니라 연속적인 것임을 보여줍니다.
산야 이베코비치 Sanja Ivekovic
산야 이베코비치는 크로아티아출신의 페미니스트 작가로 현실과 미디어의 삶을 대조적으로 보여주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인스트럭션#1>(1976)과 <인스트럭션#2>(2015)는 마사 윌슨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몸을 활용한 퍼포먼스 작품입니다. 이베코비치는 자신의 얼굴에 안티에이징을 위한 마사지의 방향을 화살표로 그려 넣고 그 방향대로 문지르지만 정작 얼굴은 얼룩이 진 채로 끝이 납니다. 작가는 이러한 노력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누구를 위한 것인지를 질문합니다.
산야 이베코비치의 두 작품은 전시장에서 두 개의 모니터를 마주하게 배치해 두었는데요, 이는 젊었을 때의 작업과 40년 후의 작업을 대면시켜 여성이 받는 젊음과 아름다움에 대한 압박은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하다는 점을 직관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지인 Juen Jiin
전시장을 가운데를 가로질러 은경들이 공중에 전시되어 있는데요, 전지인 작가의 작품입니다. 노인의 비가시화 현상과 사회적 약자로 인식하는 사회에 대한 질문은 전지인 작가의 작품으로 연결됩니다.
전지인은 세계 각국의 속담 중 여성의 외모와 젊음, 나이 듦에 관한 문장을 수집하여 그 속담의 주어를 ‘너’로 치환해서 은경에 새겨넣었습니다. 작품들은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춰 전시장 중간을 가로지르며 공중에 매달아 두었는데요, 관람객은 작품을 감상할때 텍스트와 함께 은경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게 됩니다. 이것은 속담 위에 겹쳐진 자신을 대면하는 순간 자신 혹은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속담으로 비추어 보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자문하게 합니다. 전지인은 속담을 이용해 젊음 만을 중시하는 사회를 풍자적으로 꼬집고 있습니다.
조니 사이먼스 Johnny Symons
앞서 소개한 세 작업이 주로 페미니즘 관점으로 여성에게 가해지는 젊음에 대한 강박과 비가시화 되는 노년의 여성에 관해 이야기했다면, 조니 사이먼스는 게이 커뮤니티에서 중시되는 젊음에 대한 강박을 이야기 합니다.
조니 사이먼스는 LGBTQ 이슈에 관심을 두는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입니다. 나이보다 아름다움은 미국 게이 문화를 다루는 다큐멘터리로 19세에서 77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남성들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항상 젊음을 유지해야한다는 압박감을 토로하며 세대간의 단절, 게이 시니어 롤모델의 부재와 에이즈에 대한 두려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외모와 젊음에 절대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문화에서 ‘나이 듦’의 경험이 얼마나 큰 이슈인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동성애 사회 밖의 관객에게는 나이 듦의 역학관계가 성적 지향도 초월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Johnny Symons - Beauty Before Age
셀린 바움가르트너 Seline Baumgartner
셀린 바움가르트너는 미국 브룩클린과 스위스 취리히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로 주로 비디오, 사운드 설치와 조각 작업을 하며, 개인과 집단의 역학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패턴과 문법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작가는 신체 능력 기반의 젊음 중심주의인 무용계의 법을 넘어서는 대안으로써 40대부터 70대에 이르는 현역무용수들을 보여줍니다. <아무것도>는 2개의 채널 영상 작업이지만 사운드는 하나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영상의 사운드는 연필로 선을 긋는 소리인데요, 이는 한 작품을 위한 많은 스케치 작업과 무용가들의 삶을 연관 짓게 합니다. 상대적으로 은퇴시기가 빠른 현대무용계 안에서 무용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던 무용수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셀린 바움가르트너는 민첩성과 유연성을 위해 신체를 왜곡하고 혹사하는 전통적인 무용의 문법에서 벗어나 나이 든 신체를 통한 다른 속도와 움직임을 대안적 언어로 제시합니다.
나이와 사회규범이 정형화한 젊음과 나이 듦의 이미지
젊음과 나이 듦을 규정하는 또 하나의 잣대는 ‘나이’ 입니다. 생애주기 중 어떤 시기를 지내고 있느냐에 따라 젊음과 나이 듦,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는데, 이러한 잣대는 무의식 중에 개인의 행동을 제약하기도 합니다.
줄리아 샬럿 리히터 Julia Charlotte Richter
《아무튼, 젊음》을 통해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된 줄리아 샬럿 리히터는 비디오 아티스트이자 영화감독으로, 주요 관심사인 ‘젊음’과 ‘나이’에 대한 영상작업을 하는 작가입니다. 현재 살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 여정 속에서 그들의 행동과 바람 등이 어떻게 뒤섞여 그들만의 독특한 시간들을 만들어내는지를 여러 시각으로 보여줍니다.
세 개의 스크린에 젊은 남성들의 인터뷰 영상이 있습니다. 이들은 사랑, 배우자, 자녀, 결혼 등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자세히 들어보면 말과 외모가 썩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 차리게 됩니다. 이들은 사실 연기자로, 작가의 여성 친구 세 명의 인터뷰 내용을 그대로 암기하여 연기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우리가 각자만의 생각, 시각, 관점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어떻게 나이, 젠더, 계급, 문화 등의 수많은 사회규범에 의해 재단되어지는지를 보여줍니다. 리히터의 작업은 대부분 초현실주의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관객으로 하여금 내재된 부조화를 직접 찾아보게 만드는 특징이 있습니다.
아리 세스 코헨 Ari Seth Cohen
아리 세스 코헨은 뉴욕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로 평소 패션 감각이 뛰어난 할머니 사진을 블로그에 올리다가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뉴욕 거리의 시니어 패션 피플들의 스트리트 패션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전시장에는 2개의 스크린을 통해 작가가 찍은 시니어 모델들의 화려하고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녀의 블로그 <어드밴스드 스타일>은 뉴욕 타임즈 New York Times, 뉴요커, 허핑턴 포스트, 보그, 엘르 등에서 ‘세계에서 가장 독보적인 시니어 스타일의 결정체’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는데요, 각자의 개성을 살려 멋지게 차려입은 시니어들은 사회가 규정하는 나이에 따른 행동규범을 벗어나 젊음이라는 틀을 물리적인 나이의 기준으로 삼는 것인지, 더 나아가 노인과 젊은이를 구별하는 이미지는 누가 만들어낸 규율인지를 생각해보게끔 합니다.
Ari Seth Cohen Advenced Style Instagram
신디 셔먼 Cindy Sherman
신디 셔면은 이십 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SNS인 인스타그램을 활용합니다. 육십 대에 접어든 셔먼은 ‘젊은 디지털 플렛폼’에서 자신을 예쁘게 보이고자 활용하는 셀피의 개념을 전복시킨 작업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셔먼의 셀피 사진들은 젊음과 늙음의 경계나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한 기괴한 모습입니다. 작가는 보정 앱 등을 가장 전복적이고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사용하며, 새로운 기술을 탐구하는 놀이터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 누구보다 신선하게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는 셔먼은 젊음의 공간 안에서 젊음과 나이 듦의 경계, 젊음의 정형화된 이미지를 탈피하며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정형화된 젊음 중심의 사회에서 발생하는 세대 간의 차이
젊음은 세대를 가르는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한국 사회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 세대 간극은 최근 등장한 자극적인 단어들, 예컨데 ‘틀딱’, ‘꼰대’, ‘노오력’ 등을 통해서도 그 심각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입자필드 Particlefield
입자필드는 젊음 중심의 사회가 야기하는 노인 디지털 소외 현상을 다루고 있습니다. <2019년 7월 4주 연령별 앱 설치 분포 현황조사>(2019)는 작가가 선정한 ‘필수 앱’ 목록인 교통, 숙박, 여행, 건강, 금융, 쇼핑, 구인, 뉴스, 배달 부동산의 10가지 카테고리에 속한 101개 앱의 연령별 설치율을 시각화한 영상 작업으로, 이와 함께 디지털 정보 격차에 의해 발생하는 사회 이슈를 각종 기사 제목으로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에게는 자연스럽게 체화되어 있는 디지털 시스템이 나이 든 사람들에게는 습득과 이용과정이 얼마나 어렵고, 낯선지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급변하는 디지털 사회에서 소비자로 기대되는 연령대와 시야가 조금 더 확장되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존 바이런 Jon Byron
존 바이런은 세대 갈등이 개인의 사소한 오해에서 비롯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살아온 시대에 차이가 벌어지는 만큼 이들이 공존/상생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인정하지 않는 상황이 늘고 있는데요, <틈을 조심하세요 Mind Gap>(2010)은 젊은 사람과 나이 든 사람이 어떻게 막연한 이미지에 의존해서 서로를 판단하고 차별하는지를 보여주며 사회에 만연한 연령차별주의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작품을 통해 바이런은 사회구성원 모두를 포용하는 사회가 될 수 있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김가람 Ga Ram Kim
김가람은 현재 한국의 문맥에서 젊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롤러장을 통해 표현합니다. 작가는 한 짝만 바퀴가 달린 롤러스케이트를 전시장 안에서 탈 수 있는 ‘관람객 참여형 퍼포먼스’를 고안했는데요, 불균형한 짝짝이 롤러스케이트는 ‘젊음’이라는 단어가 갖는 불안정함과 불완전함을 상징합니다.
참여자는 스케이트를 타는 동안 작가가 선별해 놓은 ‘시대별 유행가’ 플레이리스트 중 자신의 ‘’젊은 날’의 유행가 목록을 선택해 이어폰으로 감상하는데요, 음악을 통해 자신의 과거의 기억이나 감정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작가는 ‘현 시대의 젊음은 과연 무엇인가?’를 관람객이 몸소 체험하며 고민할 것을 의도하고 있습니다. 당시 전시장에서 언발란스 스케이트를 타면서 전시 관람을 하신 관람객분들이 많으셨는데요, 몇몇 분들은 불안정한 스케이트를 타고 귓가에서 들리는 유행가를 들으며 같은 공간에 있던 아리 세스 코헨의 시니어 모델들 처럼 포즈를 취하거나 노래를 흥얼거리며 전시를 즐기기도 하셨답니다.
Reading& Writing room
전시 기간 중 관람객 체험존으로 진행되었던 리딩&라이팅 룸이 화제였는데요.
전시를 기획하며 참고했던 문헌 자료들을 읽어 보거나 세대 차이, 노인과 젊은이들의 모습이 담긴 이미지 엽서에 관람평을 남기는 참여 공간이었습니다.
전시를 보러 오신 많은분들이 관람후기 및 관람평을 남겨주셨어요.
"꼰대를 욕했는데 내가 꼰대가 되고 있다."
"늙는 건 공포"
"젊음이란 아직 함께 보낼 시간도 기회도 많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세대 차이, 같은 마음을 전달하는 방법의 차이 같다."
"사실 아직은 30년, 40년 뒤의 나이 든 나 자신을 사랑할 자신이 없다."
"나는 늙을 리 없다."
"느껴야 젊음이지, 나이가 젊음인가!?"
"늙기 싫은 것도 사실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늙어가는 것도 사실"
"외면하고 싶은"
20대에서 7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참여하여 ‘젊음’과 ‘나이 듦’을 더욱 다각도로 조명할 수 있었던 《아무튼, 젊음》 어떻게 보셨나요?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젊음과 나이 듦을 극단화시켜 노인 소외 현상과 심지어는 노인 혐오 그리고 세대 간극을 야기하는 현대사회에 대해 작가들은 ‘젊음’과 ‘나이 듦’은 단절이 아닌, 나이가 드는 연장선에서 ‘젊음’의 가능성을 주목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오늘날의 젊음은 사회가 규정한 연령대의 규범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자신의 ‘젊음’을 즐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나이는 수행적이며 젊음은 상대적입니다. 더욱 폭넓은 세대를 가시화하며 특정 연령층을 배제하지 않는 사회야말로 진정한 ‘젊은 사회’가 아닐까요?
《아무튼, 젊음》과 비슷한 시기에 2019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도 노화와 연령에 관련된 전시인 《에이징 월드》가 있었습니다.
《에이징 월드》는 전 지구적으로 직면한 고령화 문제와 한국 사회에서의 노인소외 문화, 그 배경에서의 이슈들을 조명했는데요. 외모와 젊음을 강요하는 현대사회의 시선으로 노화를 바라보는 관점을 같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전시입니다.
다음 전시히스토리는 인간의 신체에 존재하는 털이 갖는 사회문화적 함의를 통해 권력이나 정체성, 인종, 환경 등 인간 삶의 의미체계들을 현대 예술로 조망해보는 전시인 《Show Me Your Hair》(2011) 입니다. 계속해서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
참고 문헌
『아무튼, 젊음 전시 도록』, 코리아나미술관, 2019
『Advances Style』,아리 세스 코헨, 옮긴이 박여진, 2014, 월북
『뉴 에이징』,마티아스 홀위치, 제니퍼 크리셸스, 옮긴이 한정, 2017, 청미
『노년의 역사』, 팻 테인 엮, 슐람미스 샤하르 외6인, 옮긴이 안병직, 2012, 글항아리
『나이듦을 배우다』, 마거릿 크룩섕크, 옮긴이 이경미, 2016, 동녘
『동안 권하는 사회: 미디어가 재현하는 몸과 나이, 그리고 젠더』, 김송희, 2013,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 미디어, 젠더 & 문화 제 27호
글 작성 및 정리_코리아나미술관 학예팀/ 정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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