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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다시보기 #23 《호랑이는 살아있다》: 상징 너머의 호랑이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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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호랑이는 살아있다

Tiger Lives

2020. 9. 7. - 2020. 12. 19.


참여작가

황종하, 김기창, 서정묵, 유삼규,

백남준, 오윤, 이은실, 이영주, 한주예슬, 

제시카 세갈(Jessica Segall), 필립 워널(Phillip Warnell)



🐯어흥!!!!!!🐯


계를 휩쓸고 있는 "K-콘텐츠"의 열기 속에서 유독 자주 눈에 들어오는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호랑이'입니다. 올해 6월 광화문 한복판의 전광판에는 초대형 아기 호랑이 '수호'가 나타나 행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호랑이 캐릭터 '더피'는 글로벌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호랑이 굿즈는 연이어 품절 사태를 빚었죠.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의 임정은 복원연구팀 선임연구원은 한국인의 지극한 '호랑이 사랑'의 예로 올림픽 마스코트를 꼽았습니다. 한번은 몰라도 두 번 모두(1988년 서울 올림픽 '호돌이', 2018년 평창 올림픽 '수호랑') 호랑이가 선정되었다는 점에서, 한국인들이 얼마나 호랑이를 사랑하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이처럼 대중문화 곳곳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하는 호랑이는 한국을 상징하는 가장 강력한 문화 아이콘 중 하나입니다.


올해 진행된 국립중앙박물관 굿즈 '까치 호랑이 배지'의

온라인 예약 판매는 모두 마감되었다고 하네요.🐅© KBS 뉴스


코리아나 화장박물관도 최근 상설전시 일부를 새롭게 구성하며, 《호랑이는 살아있다》(2020)에 출품되었던 호랑이 관련 소장품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호랑이 발톱 노리개>는 실제 호랑이 발톱의 일부를 은으로 감싸 칠보로 장식한 작품으로, 조선 시대 사람들이 호랑이의 수염이나 발톱 등을 부적으로 지니던 풍습을 보여줍니다. 사료에는 당시 귀부인들이 호랑이 발톱을 허리춤 주머니에 넣어 지니고 다녔다는 기록이 남아있는데요. 이는 호랑이를 재앙과 병을 막아주는 신묘한 존재로 여겼던 샤머니즘적 세계관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에는 흥미로운 소장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니, 궁금하시다면 현장에서 직접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키링' 열풍 속에서 노리개를 들여다보니, 작은 장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은 듯합니다. ©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호랑이 열풍에 힘입어 다시 한번 주목해 볼 전시는 바로 2020년 9월 7일부터 12월 19일까지 코리아나미술관에서 열린 특별기획전 《호랑이는 살아있다》입니다. 전시 제목은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동명 작품에서 빌려왔습니다. 백남준이 예술의 끊임없는 생명력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던 것처럼, 전시 역시 ‘호랑이’라는 상징이 과거의 유물에 머물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 숨 쉬며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가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전통 유물을 다루는 화장박물관과 동시대 미술 전시를 선보이는 미술관을 함께 운영하는 기관의 성격은 전시에도 자연스럽게 반영되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전시는 과거와 현재를 하나의 흐름으로 엮는 시도로 읽히기도 합니다. 특히 코로나19로 모두가 불안과 어려움을 겪던 시기였던 만큼 코리아나미술관은 벽사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용맹한 호랑이를 통해 강인한 생명력과 회복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습니다.


《호랑이는 살아있다》 전시 포스터 © 코리아나미술관


※ 본 영상은 (사)서울특별시미술관협의회에서 서울시 보조금을 지원받아 제작된

전시 아카이브 영상입니다. © 코리아나미술관


전시에는 코리아나 화장박물관과 코리아나미술관의 소장품을 비롯해 회화, 영상, 설치 등 총 38점이 전시되었습니다. 황종하, 김기창, 서정묵, 유삼규, 백남준, 오윤, 이은실, 이영주, 한주예슬, 제시카 세갈(Jessica Segall), 필립 워널(Phillip Warnell) 등 전통과 현대를 잇는 다양한 세대의 작가들이 참여했습니다.




《호랑이는 살아있다》 전시 전경 © 코리아나미술관


《호랑이는 살아있다》 전시 전경 © 코리아나미술관


《호랑이는 살아있다》는 크게 두 섹션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섹션에서는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국 문화에 등장하는 호랑이의 모습을 살펴보았습니다. 역사 속 호랑이는 용맹한 수호자이자 해학적 존재로 등장하며, 때로는 인간의 삶과 감정을 비추는 상징의 매개체로 읽히는데요. 다층의 표상 속에서 우리는 호랑이를 단순히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삶의 의미와 세계관을 함께 구성해온 존재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 가장 인기 있었던 소장품 두 점을 함께 살펴볼까요?


<단호흉배 單虎胸背>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소장



<단호흉배>, 조선, 사직(絲織), 각 24 x 22.5cm,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소장


형형색색의 자수 작업이 들어간 단호흉배는 의복의 가슴과 등에 붙이는 사각형 장식으로, 조선시대에는 관리의 신분을 표시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숙종 17년의 기록에 따르면 문관의 의복에는 날짐승을, 무관의 의복에는 호랑이처럼 용맹스러운 길짐승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또, 조선후기 생활백과인 『규합총서』에 따르면 짐승의 수로 품계의 상하를 구분하였다고 하는데요. 1971년(고종 8)에는 문관 당상관은 쌍학(雙鶴), 당하관은 단학(單鶴), 무관 당상관은 쌍호(雙虎), 당하관은 단호(單虎)를 사용하게 하였다고 합니다.


< 호랑이무늬 가마덮개>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소장


<호랑이무늬 가마덮개>, 20세기, 사직(絲織), 175 x 121cm,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소장


호랑이무늬 가마덮개는 신부가 혼례 때 타고 가는 가마의 지붕을 덮는 보(褓)로, 잡귀를 쫓고 액운을 막기 위해 사용된 혼례용 장식입니다. 조선시대에는 반상(班常)의 구별이 엄격했지만, 혼례만큼은 누구나 귀하게 대접받는 예외적인 의례였다고 전해집니다. 그 가운데 ‘신행(新行)’이라 불리는 절차에서 이 가마덮개가 사용되었습니다.

‘신행’ 또는 ‘우귀(于歸)’는 신부가 대례를 마친 뒤 신랑의 집으로 향하는 여정을 의미합니다. 이때 신부가 탄 가마에는 흰 천으로 휘장을 두르고, 지붕 위에는 호랑이 가죽을 덮었다고 합니다. 상류층에서는 실제 호랑이 가죽을 사용했지만, 조선 말기와 일제강점기를 지나며 호랑이 사냥이 급격히 증가해 실제 호랑이 가죽을 구하는 것이 힘들어지자, 호랑이 무늬를 본뜬 모직물 덮개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호랑이는 살아있다》 전시 전경 © 코리아나미술관


두 번째 섹션은 동시대 작가들의 시선으로 호랑이를 새롭게 해석한 영상, 설치, 회화로 구성되었습니다. 작가들은 호랑이를 민족적 상징이나 신화적 존재로 다루는 대신 인간의 시선에 의해 길들여지고 소비된 상징으로부터 호랑이를 떼어내어, 하나의 생명체로 다시 바라봅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과 인간의 관계, 문명 속에서 소외된 야생, 그리고 공존의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지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운보 김기창, 백남준, 이은실, 그리고 필립 워널(Phillip Warnell)의 작품을 살펴보겠습니다.


운보 김기창, <신비로운 동방의 샛별 東方明星>

코리아나미술관 소장



김기창, <신비로운 동방의 샛별>, 1988, 종이에 석판화, 88 x 66cm, 코리아나미술관 소장


운보 김기창은 88 서울올림픽을 기념하며 <신비로운 동방의 샛별>을 제작하였습니다. 작품에는 우리 민화를 대표하는 주요한 모티프인 까치와 호랑이가 등장합니다. 까치와 호랑이는 우리 민화를 대표하는 주요한 모티프인데요. 작가는 벽사의 의미를 지닌 호랑이, 좋은 소식을 가져다준다는 까치, 선비의 기상과 청렴결백을 상징하는 소나무라는 전통 민화의 소재를 현대의 관점으로 풀어냈습니다. 화면에 등장하는 다섯 마리의 까치는 올림픽의 상징인 오륜기를 형상화한 것이라 짐작해볼 수 있지요. 또 민화 속 호랑이가 지닌 생명력은 올림픽 선수들의 역동성과 연결되고, 까치는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길조로서 화면을 생동감 있게 채우고 있습니다.


백남준, <호랑이는 살아있다 Tiger Lives>

개인 소장



백남준, <호랑이는 살아있다>, 2000, 비디오 설치, 모니터, 레진 구조물에 유채, 61 x 72cm, 13분 58초, 개인 소장


<호랑이는 살아있다>는 분단의 상징적 공간인 임진각에서 열린 새 천년맞이 행사 〈DMZ 2000–새 천년 통일 기원제〉를 위해 제작된 작품입니다. 코리아나미술관에 전시된 버전은 원작을 토대로 재구성된 에디션인데요. 백남준과 샬롯 무어먼(Charlotte Moorman)의 첼로 퍼포먼스 영상으로 시작해, 작가의 다른 작품인 <글로벌 그루브 Global Groove>(1973)에서 가져온 장면들, 북한에서 제작된 호랑이 다큐멘터리, 민화 속 호랑이 이미지가 등장합니다.

백남준은 작품에 <21세기를 위한 전자적 의식 electronic rituals for the 21st century>라는 부제를 붙였습니다. 이는 새 천년을 맞이하던 1999년 당시의 시대상—분단의 현실, 불확실한 미래, 기술적 전환의 순간—을 이미지의 흐름 속에서 하나의 의식처럼 구성하고자 했던 작가의 의도를 보여줍니다. 작품은 호랑이의 기상과 생명력을 힘으로 삼아 21세기 미래로 나아가고자 했던 백남준의 의지가 담긴 선언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이은실, <삶의 풍경 Scene of Desire>

작가 소장


이은실, <삶의 풍경>, 2018, 장지에 수묵채색, 180 x 488cm, 작가 소장


이은실은 전통 한국화 기법으로 사회적 금기를 다루며 관습적 가치 체계를 교란합니다. 5미터 폭의 대형 회화 <삶의 풍경>에서 호랑이 무리는 어둠 속에서 뒤엉킨 채 꿈틀거립니다. 밀도 높은 붓질로 쌓아 올린 검은 배경 속에서 거대한 몸체의 윤곽은 드러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세밀하게 묘사된 황금빛 털만이 어둠을 뚫고 빛을 발합니다. 조선시대 힘과 권력의 상징이었던 호랑이는 여기서 현대사회를 지배하는 욕망 그 자체로 전환됩니다. 작가는 의식 이전의 상태, 욕망의 논리로 작동하는 인간의 동물성을 호랑이의 몸을 통해 감각적으로 구현합니다.

스피노자가 "나는 욕망한다 고로 존재한다(Desidero ergo sum)"라고 선언했듯이, 작가에게 욕망은 인간 존재의 본질이자 동력입니다. 본능을 감춘 채 어슬렁거리는 호랑이처럼, 욕망은 무한한 에너지를 품고 일상 속에 잠복해 있습니다. 이은실은 이 장면을 특별한 것이 아닌 "삶의 풍경"이라 명명함으로써, 욕망이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구성하는 근본적 힘임을 드러냅니다. 전통 매체로 현대의 원초적 이면을 포착하는 작가의 작업은, 호랑이라는 문화 기표를 심리의 풍경 속으로 용해시키며 권력과 욕망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제시합니다.


필립 워널, <할렘의 밍 Ming of Harlem>

- <앙투안의 이야기 Antoine's Story> & <시 Poem>

작가 소장 


필립 워널(Phillip Warnell)은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이자 영화감독입니다. 워널은 미술과 영화를 넘나들며 철학과 시, 과학, 초자연적 세계에 이르는 폭넓은 주제를 탐구합니다. 신체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 그의 작품은 예지적이거나 비범한 능력을 지닌 인간의 존재, 인간과 동물의 관계,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환경을 다루며, 서로 맞닿은 경계의 모호함을 섬세하게 드러내지요.



필립 워널, <할렘의 밍>, 2014, 2채널 영상 설치, 컬러, 사운드, 61분 34초, 작가 소장


전시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할렘의 밍 Ming of Harlem>(2014)은 '인간'과 '야생'이라는 두 가지 주제로 나뉘어 상영되었습니다. 작품은 2000년부터 3년간 뉴욕 할렘의 아파트에서 뱅갈호랑이 밍(Ming)과 악어 엘(Al)을 키운 택시 운전사 앙투안 예이츠(Antoine Yates)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는데요. 밍에게 다리를 물려 부상을 입은 예이츠가 병원을 찾으면서 사건이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작가는 직접 예이츠를 찾아가 인터뷰를 진행하며 인간과 비인간에 관한 철학적 물음을 영상 속에 담고자 했습니다. 예이츠는 차를 타고 뉴욕의 거리를 돌며, 밍과 함께한 시간을 회상합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그(밍)가 야생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우리에게 정말 ‘야생’이 남아 있었을까요?”라고 되묻습니다.


<할렘의 밍> 공식 트레일러 영상 © Thunderbird Releasing



전시 연계 Zone 소개 :

- WWF(World Wide Fund for Nature) Zone





《호랑이는 살아있다》 WFF Zone 전경 © 코리아나미술관


코리아나미술관은 WWF(World Wide Fund for Nature, 세계자연기금)와 협력해 'WWF Zone'을 운영했습니다. WWF는 1961년 스위스에서 설립된 세계 최대 규모의 자연보전기관입니다. 전 세계 100여국에서 600만 명 이상의 후원자들과 함께 생물의 다양성을 보전하고 생태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시민 / 기업 / 정부와 함께 파트너십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시가 작품을 통해 호랑이의 상징성과 문화적 의미를 조명했다면, WWF Zone은 살아 있는 호랑이를 둘러싼 현실을 보여줍니다. 전시장 한편에 마련된 이 공간에서는 전 세계 야생 호랑이의 실제 서식지 사진과 개체 수 현황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멸종 위기종인 호랑이를 비롯해 다양한 생물종을 보전하는 일의 중요성에 대해 알려주는 자료들이 소개되었습니다. 오늘날 호랑이는 서식지 감소와 불법 밀렵 및 포획으로 20세기 초부터 약 95%의 야생 호랑이 개체 수가 줄었고, 현재는 멸종 위기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합니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 소개 :

애프터워크살롱

<호랑이의 귀환: 레트로 혹은 뉴트로, 힙 그리고 호랑이>









《호랑이는 살아있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 <애프터워크살롱> 현장 사진 © 코리아나미술관


코리아나미술관은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애프터워크살롱>을 운영하였습니다. 기획 배경으로는 예술가와 지식인이 모여 담론을 나누던 근대기 경성의 살롱 문화를 참고했다고 하는데요. 20세기 초 파리에서 예술가들과 교류하고 후원했던 거트루드 스타인(Gertrude Stein)의 살롱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2020년 11월 4일 저녁 7시에 진행된 <애프터워크살롱>은 ‘호랑이’를 매개로 각자의 경험과 감정, 상상과 해석을 자유롭게 펼쳐보는 자리로 낯설면서도 친밀한 대화를 통해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자 했죠. 전시 투어와 함께 토크도 진행되었는데요. 전통 한복을 동시대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K-패션 브랜드 하플리의 이지언 대표와 조선호랑이 라인 이시영 디렉터, 그리고 비건 타이거 양윤아 대표가 참여했습니다. 이지언 대표와 양윤아 대표 모두 브랜드 정체성의 핵심을 ‘자기다움’으로 두면서도, 이를 유지하기 위한 환경적 책임의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러한 논의는 오늘날 위기 상황에 놓인 ‘생태적 존재로서의 호랑이’에 대한 성찰로 이어졌습니다.


에드윈 기스베르스(Edwin Giesbers)의 호랑이 촬영본 ⓒ WWF


이처럼 오늘날 우리의 시선 속 ‘호랑이’는 전통과 현대, 현실과 상상, 생태와 문화의 경계에서 다층적으로 매개되며 재현되고 있습니다. 임정은 선임연구원은 실제 야생 호랑이를 마지막으로 목격한 지 100년이 넘은 한국 사회에서 호랑이는 더 이상 생물학적 존재라기보다 표상과 감정의 차원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는 한편으로는 문화예술 속 호랑이가 시대적 감수성과 상징적 의미를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현실의 호랑이가 사라진 자리를 상징적 이미지가 대신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호랑이는 살아있다》는 바로 이러한 문화적 표상과 생태적 실재 사이의 간극을 질문의 장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전시는 재현과 생물학적 현실 사이의 긴장을 드러내며 그 경계에서 요구되는 감수성과 윤리적 책임을 환기합니다. 상징으로 살아 있는 호랑이의 힘이 문화 속에서 작동하고 있다면, 이제는 생명력을 이미지의 차원에 머물게 하지 않고, 실제 호랑이의 삶을 지탱하는 방향으로 돌릴 수 있는 새로운 사유와 상상력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요? 호랑이를 다시 바라보는 일은 결국 인간 중심의 관점을 넘어서, 우리가 어느 지점에 서서 세계를 바라보고 곧 도래할 미래에 대해 어떠한 윤리적인 선택을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글 작성 및 정리_코리아나미술관 학예팀/ 윤혜린

©코리아나미술관, 2025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참고자료]

코리아나미술관, 『호랑이는 살아있다』 전시 도록, 코리아나미술관, 2020.

코리아나미술관, 『호랑이는 살아있다』 결과자료집, 2020.

코리아나미술관, 《호랑이는 살아있다》, 2020.

코리아나미술관, 《호랑이는 살아있다》 애프터워크살롱, 2020.

코리아나미술관, 《호랑이는 살아있다》 아카이브 영상, 2020.

김한별, 「케데헌 '더피'처럼 귀여운 호랑이 복원? 현실 모르는 소리」, 중앙일보, 2025. 08. 20.

「귀엽다고 난리 난 한국 호랑이... '케데헌' 열풍에 박물관 굿즈 품절 대란」, KBS, 2025. 07. 05.


[《호랑이는 살아있다》 과거 게시물 다시 보기]

[작품 클로즈업 시리즈 1-8]

[작품클로즈업]#1 백남준 <호랑이는 살아있다>

[작품클로즈업]#2 황종하 <맹호도>

[작품클로즈업]#3 과거와 현재의 만남, 스킬자수 골동품의 탄생

[작품클로즈업]#4 춤추는 호랑이, 오윤 <무호도>

[작품클로즈업]#5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존재하는 호랑이의 상징성, 이영주

[작품클로즈업]#6 동물과 인간의 공존에 대하여, 제시카 세갈 <(낯선) 친밀감>

[작품클로즈업]#7 동물과 인간의 모호한 경계, 필립 워널의 <할렘의 밍>

[작품클로즈업]#8 응답하라 1988! 운보 김기창의 <신비로운 동방의 샛별>


[전시 연계 프로그램 현장 스케치]

《호랑이는 살아있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 “애프터워크살롱” 현장 스케치

《호랑이는 살아있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 <키즈 앤 패밀리 감상투어> 현장 스케치


[코리아나미술관 기획순회전 《호랑이는 살아있다》(2022)]

코리아나미술관 기획순회전 《호랑이는 살아있다》

코리아나미술관 기획순회전 《호랑이는 살아있다》 김홍도미술관에서 개최


[기타 게시글]

오늘날 힙(Hip)한 호랑이들

《호랑이는 살아있다》 전시 도록

《호랑이는 살아있다》 아카이브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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